고독사의 현실 [이웃주민 1부] - 유품정리사 / 특수청소부 에피소드

관리자
2021-06-20
조회수 92



내가 하는 사업과 관련한 인터뷰를 진행할 때마다 무조건 듣는 질문이 있다.



"일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무엇인가?"



해당 질문에 대한 답변은 이미 정해져있다.



"작업현장 내부에서의 힘든 점은 전혀 없다."

"단지 이웃주민들이 고독사한 사실을 알게 되었을 경우 발생하는 어떠한 사건들이 힘들다."



즉, 예를 들면 시신부패악취로 인하여 주차를 하지 말라고 하던가, 고인이 무연고사망자인 것을 알고 물건을 가져가려고 한다던가, 지나친 관심으로 고독사 현장에 수시로 드나들어 말을 건다던가, 바닥에 소금을 뿌린다던가, 유가족 및 건물주에게 화풀이할 것을 우리에게 전가시켜 시비를 건다던가 등 다양한 이유가 존재한다.

이 때문에 나는 각 지사 대표들과 직원들에게도 항상 강조하는 것이 있다.



'유가족 및 건물주(집주인), 관리사무소 등 직접적인 의뢰인들이 요구하는 사항에는 최선을 다해 임해라.'

'작업 의뢰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이웃주민들에게는 낮은 자세로 약한 모습과 행동을 보이지 말고 분쟁이 일어나도 상관없으니 제3자 취급하라.'



내가 이렇게 행동하라는 이유는 10여년간 사업을 운영하면서 체험해본바 직접적인 의뢰인이 아닌 이웃주민들의 요구를 하나하나 전부 들어주다 보면 작업의 진전이 안되어 작업기간이 늘어나고 이는 곧 시간적 손실 및 금전적 손실이 발생한다.

또한, 이웃주민들의 요구에 낮은 자세로 대응할 경우 마치 본인이 우월적인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여 무슨 권리가 생긴 것 마냥 '우리 집에 있는 쓰레기도 같이 버려달라.', '우리 집에도 살균소독, 약품살포 등의 작업을 해달라.' 등 우리로 하여금 본인의 이득을 취하려고 행동한다.


물론 유가족이나 건물주가 도의적인 책임을 느껴 옆집 이웃주민들에 대한 민원을 해소해달라고 우리에게 요청하면 우리는 당연히 요청 사항에 따른 작업을 수행한다.

하지만 유가족이나 건물주 같은 직접적인 의뢰인의 요청 없이 이웃주민들이 무작정 우리에게 어떠한 행위를 요구한다면 우리는 단번에 거절한다.



실제로 4년 전, 고독사로 인하여 시신부패악취가 발생하자 이웃주민이 유가족에게 화풀이할 것을 현장에 오지 않는 유가족을 대신하여 우리에게 화풀이를 하여 폭력사태까지 발생한 적이 있었다.

이에 해당 사건 이후로는 더욱더 이웃주민들과의 거리를 두고 있으며 마찰이 빚어질 경우 굉장히 냉정하게 대응하고 있다.





얼마 전 임대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연락이 왔다.

입주민의 고독사로 인하여 고독사현장 처리 작업이 필요하다는 연락이었는데 유가족이 먼 곳에서 올라온 관계로 시간이 별로 없다며 곧바로 이곳으로 와줄 수 있는지의 여부를 물어보았다.

보통 갑작스러운 방문 견적을 가는 경우가 흔하기에 나는 갈 수 있다고 대답한 뒤 친구에게 기존에 작업하던 현장을 맡긴 후 나 혼자서 해당 임대아파트 관리사무소로 이동하였다.





작업하고 있던 현장과 방문해야 되는 현장이 같은 수도권 내에 있던 관계로 해당 임대아파트 관리사무소까지 도착하는데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나는 아파트 단지 노상 주차장에 주차를 한 후 곧바로 관리사무소로 이동하였고 관리사무소에 들어가 방문 목적을 말하자 곧바로 관리사무소 소장이 나를 맞이해주었다.

소장과 함께 옆방으로 들어가니 나와 비슷한 연배의 여성이 앉아 있었는데 소장은 이 여성이 고독사한 입주민의 딸이라고 소개하였다.

이에 나는 고인의 딸과 인사를 나누었고 소장은 곧바로 고독사현장에 대한 상황을 나와 유가족에게 알려주었다.


소장은 고인이 고독사한 후 장기간 방치되어 부패가 오랫동안 진행되었으며 이에 따른 시신부패악취로 인하여 이웃주민들에 대한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고 말하였다.

또한, 파리 유충(구더기)이 고치(번데기)로 변태하고 파리로 우화하여 이웃 세대 창문에 들러붙는 상황이라며 빠른 고독사현장 처리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하였다.

단, 문제가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옆집 아주머니가 해당 고독사 사건으로 인하여 강력한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본인들도 고생을 하고 있다고 강조하였다.

이에 나와 같은 전문업체 및 유가족분이 옆집 아주머니와의 원만한 대화를 통하여 무난하게 해당 사건을 마무리 지었으면 좋겠다며 우리에게 협조를 요청하였다.

나는 일단 소장에게 유가족분과 함께 현장에 진입하여 오염상태를 파악하고 작업이 어디까지 진행되어야 할지, 견적이 얼마나 나올지 알아보고 올테니 다시 내려와서 대화를 이어나가자고 제안하였으며 소장이 동의함에 따라 유가족과 함께 현장으로 이동하였다.





고독사가 발생한 동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10층에 멈춰 문이 열리자 코끝이 찡하면서 인상이 찌푸려졌다.

그리고 복도로 한 발짝 내딛는 순간 바닥에는 첨벙첨벙 거릴 정도로 액체가 고여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락스였다.

유가족도 코를 막으며 이게 뭔가 하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아오~"

"락스네요."

"아까 소장님이 말씀하신 옆집 아주머니가 락스를 아예 들이부은 것 같아요."



보통 나와 친구는 일을 하면서 이웃주민들이 고독사현장 주변에 소금을 뿌리거나 막걸리를 들이붓는 경우를 종종 보았기에 이러한 상황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하지만 유가족은 이러한 상황을 겪는 것이 처음이라서 그런지 궁금하다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본 것으로 사료되었다.

이는 나의 경험 상을 토대로 대답을 해준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고독사가 발생한 집까지 복도를 걸어가는 동안 코는 점점 더 마비되어 가고 눈은 시큼해져 가고 머리는 어지러워져 갔다.

현관문 앞에 다다른 나는 정신을 차리기 위하여 눈을 지긋이 한 번 감은 뒤 현관문을 열 준비를 하였다.

현관문은 문과 문틀의 틈새를 기준으로 사방에 박스테이프가 붙어 있었는데 나는 현관문을 열기 위하여 박스테이프를 제거해 나가기 시작하였다.



'치지직~'

'치이이이익~~'



박스테이프가 몇 겹으로 붙어 있던 관계로 모두 제거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다.

나는 박스테이프를 제거하는 동안 '아.... 이 정도로 시끄러우면 분명히 주변에서 알 것인데....'라는 예상을 하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옆집에서 '끼이익' 소리가 나며 현관문이 열리더니 한 아주머니가 머리를 빼꼼히 꺼내들고 나를 계속 쳐다보기 시작하였다.

이 역시 지금까지의 경험 상을 토대로 예상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다.



"아저씨!!!"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아주머니는 고독사현장의 현관문을 열려고 하는 나를 보자마자 역정을 내기 시작하였다.

이에 나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이런 경우를 하도 많이 경험하였기에 아무런 심정 변화 없이 무표정으로 이 아주머니를 3초 정도 멀뚱히 쳐다보다가 단 한마디만 꺼내었다.



"이 집 들어가려고요."



그리고 다시 고개를 돌려 박스테이프를 전부 제거한 나는 현관문을 열고 유가족과 함께 고독사현장으로 진입하였다.

현관문을 닫자 유가족은 심리적으로 위축되었는지 나지막한 목소리로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저 아주머니 저러시는데 어떻게 해야 될까요...?"

"제가 가서 설명드리고 와야 될까요...?"



유가족은 아버지의 고독사로 인하여 이런 사태가 발생하였으니 이웃주민들에 대한 미안함이 묻어 나오는 것 같았다.

물론, 이웃주민들과 대화를 나누어 원만하게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제일 무난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옆집 아주머니의 고압적인 태도와 유가족의 소극적인 반응을 보니 서로 간에 대화를 시작할 경우 유가족이 아주머니에게 굉장한 공격을 당하여 정신적인 충격을 받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아니요."

"대화하지 마세요."

"그냥 제가 알아서 대처할 테니까 저 아주머니랑 눈도 마주치지 마시고 저희 업체 직원인 척하세요."

"제 경험상 이웃주민분들이 저런 식으로 나오면 유가족분들이랑 싸움 난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니까 조금 있다가 내려가셔서 소장님하고 대화 끝나시면 곧바로 돌아가세요.

"제가 나중에 연락드릴게요."



내가 유가족의 편을 드는 것은 간단하다.

해당 고독사현장 처리 작업과 관련한 직접적인 의뢰인이기 때문이다.

의뢰인에게 최적의 조력을 다하는 것은 모든 사업의 공통점이라고 볼 수 있겠다.



유가족은 나와 함께 현장을 점검하고 곧바로 고인의 주요 유품들을 찾아내기 시작하였다.

자신의 아버지가 고독사한 현장임에도 불구하고 현장으로 진입하여 심각하게 오염된 부분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파리 유충 및 고치들을 밟아가며 평정심을 유지한 채 아버지의 주요 유품들을 찾아내는 유가족의 모습을 보니 아까 보인 소극적인 반응과는 대조되어 꽤나 신비함이 묻어 나왔다.

유가족이 주요 유품들을 찾아내는 동안 나는 시신부패악취를 조금이나마 줄이고자 집안에 있는 이불들을 꺼내어 고인이 사망한 위치에 존재하는 심각한 오염부분을 덮어 나갔다.


각자의 목적을 달성하는 사이 현관문 밖의 복도에서는 몇 명의 인기척과 함께 소음이 들리기 시작하였고 나는 밖에서 웅성웅성거리는 대화를 들으려고 현관문 쪽으로 다가가 귀를 기울였다.

대화를 들어 보니 아까 보았던 옆집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분명하였고 이에 나는 주요 유품들을 찾고 있던 유가족에게 다가가 잠시 후 밖으로 나갈 때 아무 말도 하지 말고 누구도 쳐다보지 말고 오직 나만 따라오라고 조언하였다.

유가족은 나의 말을 이해한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고 잠시 후 나와 유가족은 집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였다.



'찰칵.'

'끼이익~'



나는 현관문을 열어 유가족과 함께 나온 뒤 다시 현관문을 닫고 곧바로 엘리베이터 방향으로 걸어갔다.

한 다섯 걸음 정도 걸었을까 옆집 아주머니는 아니나 다를까 나를 불러 세웠다.



"아저씨!!!"

"누군데 막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거예요!!!"



나는 걸음을 멈추고 몸은 가만히 둔 채 고개만 뒤로 돌려 대답을 하였다.



"관리사무소에서 보고 오라고 한 건데요."



"아니!!!"

"보고 나왔으면!!!"

"다시 테이프로 막아야 될 것 아냐!!!"



옆집 아주머니의 고압적인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나는 아까와 마찬가지로 이 아주머니를 3초 정도 멀뚱히 쳐다보았다.



"20분 뒤에 다시 들어갈 거예요."



그리고 마지막 한마디와 함께 고개를 원래대로 돌려 곧바로 엘리베이터 쪽으로 이동하였다.





나와 유가족은 다시 관리사무소로 찾아가 소장과 대화를 나누었다.

나는 해당 고독사현장 처리를 위한 작업의 기간, 작업의 범위 및 작업의 비용 등을 설명하였고 유가족 및 소장과 함께 이에 따른 의견들을 나누었다.

그리고 서로 간의 일정을 조율하며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관리사무소 직원이 소장을 찾았다.



"소장님."

"OOO동 OOO호 입주민한테서 연락 왔는데요."

"자기 허락도 없이 왜 일을 진행하려고 하냐면서 옆집 현관문 빨리 다시 막으라는데요?"

"자기 말 안 들으면 위에다가 민원 넣겠다고...."



직원은 말끝을 흐렸고 이 말을 들은 소장은 인상을 쓰며 눈을 지그시 감았다.



"아~ 좀~"

"빨리 치우고 냄새 없애면 서로 좋겠구만~"

"왜 자꾸 저러는 거야~"

"답답하네~ 진짜~"

"하아~"



소장은 옆집 아주머니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혼잣말과 함께 깊은 한숨을 쉬고 난 뒤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음~"

"일단 일은 방금 대화 내용처럼 진행하면 아무런 문제 없을 것 같고요~"

"이 아주머니랑 얘기 좀 해야 될 것 같으니까 내가 나중에 연락드릴게요~"

"그때 시작합시다~"



"네. 알겠습니다."



소장과의 대화가 끝난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소장 및 유가족과 인사를 나눈 뒤 그 자리에서 철수하였다.





이틀 뒤 관리사무소에서 다시 연락이 왔다.

민원을 제기하는 옆집 아주머니와 협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이 아주머니가 고독사현장을 처리하는 업체와 얘기를 나누어 봐야겠다며 나를 호출해 달라는 것이었다.

나는 관리사무소 측에게 지금 다른 현장에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니 그냥 옆집 아주머니와 전화 통화로 얘기를 나누면 안 되겠냐고 반문하였지만 이 아주머니는 내 얼굴을 직접 보면서 얘기하기를 원한다며 관리사무소 측은 내가 무조건 관리사무소로 찾아올 것을 요구하였다.

이에 나는 알았다고 대답한 뒤 작업하고 있던 현장을 친구에게 맡긴 후 다시 혼자서 임대아파트 관리사무소로 이동하였다.





관리사무소에 도착하자 이미 소장과 아주머니는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소장은 나와 아주머니를 옆방으로 안내하였으며 방에 들어가자 소장은 나를 쳐다보며 아주머니가 궁금해하는 사항에 대하여 답변을 해주면 좋겠다고 말하였다.


다 같이 의자에 앉고 한숨을 고른 나는 아주머니를 쳐다보고 손짓하며 말했다.



"네. 말씀하세요."



아주머니는 기다렸다는 듯이 나에게 다음과 같은 불만들을 제기하였다.

자신도 모르게 고독사 현장을 들어갔다 나왔다 한 점, 자신의 동의 없이 고독사현장을 처리하려고 한 점, 시체악취로 인하여 자신이 죽어가고 있다는 점, 시체악취로 인하여 잠도 못 자고 이로 인한 정신적 피해가 크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 집안에 파리가 들어와 파리똥 천지라는 점, 집안의 물건들에 시체악취가 배어 전부 폐기해야 된다는 점, 시체악취로 인하여 집안을 리모델링해야 된다는 점 등 갖가지의 이유를 들며 강하게 토로하였다.

이에 아주머니의 불만을 들은 나는 하나하나 답변을 해주려고 준비하였다.



"일단 시신부패악취 때문에 사람이 죽지는 않고요."

"만약에 아ㄱ추ㅣ...."



"시체 썩는 냄새 때문에 내가 죽어가고 있는 게 느껴진다고 내가!!!"

"나 죽으면 책임질 거야!!?"



그러나 아주머니는 나의 말을 끊더니 다짜고짜 나에게 화를 내기 시작하였다.

물론 아주머니가 하는 얘기들은 고독사로 인하여 이웃주민들이 피해 받는 사항들이기에 이해를 못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저번과 마찬가지로 시종일관 표독스러운 표정과 함께 싸움하듯이 강하게 쏘아붙이며 나를 하대하는 듯한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은 관계로 친절하게 대하고 싶은 생각도 전혀 없었다.

일단 원만한 대화를 통하여 일을 진행해나가려는 소장의 바램에 따라 나는 마음을 가다듬고 옅은 미소로 다시 한 번 더 답변을 이어나갔다.



"다시 말씀드릴게요."

"시신부패악취로 인하여 신체적 손상을 입는 경우는 없다고 보셔도 무방하세요."

"그냥 간단하게 생각하시면 되세요."

"시신부패악취를 맡은 사람이 죽는다면 저희도 그렇고 시신을 수습할 때 현장에 들어가는 경찰관, 소방관, 장례식장 직원 모두들 전부 죽었겠죠?"

"시신부패악취 문제로 인한 신체적 손상은 크게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어머어머어머!!!"

"이 아저씨 자기 일 아니라고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거 봐!!!"

"내가 시체 썩는 냄새 때문에 나까지 죽게 생겼다고!!!"

"나 일도 못하고 맨날 병원만 다니고 있어!!!"



아주머니의 신경질적인 태도에 나의 인상은 순간 찌푸러졌다.

무엇보다도 이성과 지성은 완전히 배제한 채 어린아이들보다도 못한 본인의 맹목적인 본능과 신념만으로 화만 표출하는 아주머니의 언행을 보니 더 이상 말이 통할 것 같지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아주머니와는 더 이상의 대화가 필요 없다고 판단이 들은 나는 아주머니가 개입하지 못하게 속사포로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하였다.



"네. 그러니까 지금 빨리 고독사현장을 처리해서 마무리 지으면 사망하실 위험은 없을 텐데요."

"오히려 아주머니가 복도에 들이부은 락스 냄새가 시신부패악취보다 더 유해하다고 보셔야 돼요"

"그리고 이곳 고독사현장에서 제거하려는 인테리어 구조물은 벽지하고 장판뿐이에요."

"그런데 아주머니 집을 리모델링을 해달라는 요구는 사실 말이 안 된다고 보셔야 돼요."

"지금까지 사업을 10여년 가까이 운영하면서 이웃주민의 집을 리모델링 해주는 경우도 전혀 없었고요."

"물론 유가족분이 도의적인 책임은 지시려고 하고 저에게 부탁해 놓으신 것도 있으니까 원하신다면 아주머니 집안 전체적으로 살균소독하고 약품살포 작업은 진행해드릴 수는 있습니다."



보통 고독사가 발생하였을 때 유가족 및 건물주에게 강력한 민원과 문제를 제기하는 이웃주민들의 목적은 피해보상인 경우가 많다.

이 아주머니가 불만을 제기한 내용들 또한 피해보상이 목적인 것 같아 덧붙여 설명하였다.



"그리고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지금 피해보상을 원하시는 것 같은데 이러한 고독사 사건이 발생하였다고 해서 유가족이나 건물주는 물론 정부나 지자체에서도 피해를 보상해 주는 제도는 전혀 없습니다."

"물론 여기 관리사무소도 피해를 보상해야 되는 의무는 전혀 없고요."

"그리고 이런 피해보상 부분을 저에게 말씀하실 필요도 없습니다."



그리고 아주머니에게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여쭤볼게요."

"대화 끝나면 올라가서 고독사현장 처리 작업 진행해도 될까요?"



"안돼!!!"



역시나 아주머니는 나의 예상대로 나의 의견에 격노하며 반대하였다.

그리고 나는 곧바로 고개를 소장 쪽으로 돌려 소장에게 말했다.



"저는 이런 경우를 많이 겪어봐서 잘 아는데 이런 식으로 분쟁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사실상 작업은 어렵다고 보셔야 됩니다."

"지금 이 자리도 더 이상 대화가 진전될 것 같지 않은 상황이니 일단 여기서 철수하겠습니다."

"그리고 오늘처럼 대화만을 위하여 또 저를 부르신다면 제 입장에서는 시간 낭비 밖에 안되니 작업이 가능한 환경이 확실하게 결정된 이후에 연락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소장도 나의 말을 이해하였는지 그 자리에서 수긍하였고 이에 나는 소장과 아주머니에게 인사를 하고 관리사무소에서 철수하였다.




2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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